보도자료
배포자 : 역사학회
배포일시 : 2014. 10. 27(월)
■ 제 목 :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개최 알림
■ 일 시 : 2012. 10. 31(금) ~ 11. 1(토)
■ 장 소 : 서강대학교
■ 내 용 : 전국역사학대회 공동주제 및 개별 패널 프로그램
■ 문의처 :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대회장(역사학회장) 윤병남 (051-5471-8332)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대회사무국장 ---
■ 첨 부 :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안내장 1부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협의회 및 조직위원회, 사무국 1부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대회장의 ‘모시는 말씀’ 1부
안녕하십니까?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개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다음과 같이 보내드립니다.
Ⅰ.
2014년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가 “국가권력과 역사서술”을 공동주제로 오는 10월 31일(금), 11월 1일(토) 이틀 동안 서강대학교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는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가 주최하고 역사학회가 주관하며 서강대학교가 후원하여 열립니다.
첫째 날(10월 31일, 금)에는 이번 대회의 공동주제인 “국가권력과 역사서술”에 관한 논문 5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둘째 날(11월 1일, 토)에는 공동주제인 “국가권력과 역사서술”이라는 문제의식과 관련하여, 13개 패널로 이루어진 ‘부별발표’와 11개로 이루어진 ‘자유패널’에서 모두 118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둘째날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전국 사학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답사 콘텐츠 경연대회’의 시상식 및 상영회가 이어질 것입니다.
Ⅱ.
올해 서강대학교에서 개최되는 전국역사학대회의 공동주제를 “국가권력과 역사서술”로 정한 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국가권력이 역사서술에 어떤 방식으로 관련을 맺는가 하는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근대역사학의 중요한 중심 주제 중의 하나가 되어 왔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국민국가의 국민화과정에서 역사학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긍부 양론이 엇갈려왔다고 할 것입니다.
둘째, 한국사회에서도 중등학교 한국사교과서의 성격을 둘러싸고 10여년 전부터 열띤 논쟁이 되풀이되어 왔다는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뉴라이트’라고 명명된 정치 성향을 가진 집단이 선명하게 부각되기도 했습니다만, 최근에는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사표시로 인해 교과서의 역사인식을 둘러싼 문제가 더욱 첨예한 정치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한국사회의 정치적, 이념적 갈등이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서술을 둘러싸고 폭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의 역사학계가 이 문제에 ‘학문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한국 역사학계는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의 성격과 본질을 객관적으로 엄밀하게 진단하는 한편, 역사 서술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학문적 방책을 모색해야 할 소명을 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권력과 역사서술’의 문제는 또한 ‘동아시아 역사논쟁’의 핵심을 이루는 문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주제 발표와 각 부별발표를 통해 한국사와 세계사에서 이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적, 이론적 사례가 제시되고 분석될 예정입니다. 이 발표들이 역사서술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갈등적 경험을 중심으로 이를 동서양의 다양한 사례들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권력과 역사서술이 맺어야 할 타당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Ⅲ.
이번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의 공동주제는 모두 5개의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각각의 발표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1발표 ‘역사서술의 권력, 권력의 서술’에서 이성규 교수는, 인터넷 시대에 다양한 역사서술의 버전이 생산되고 유통됨으로써 그 사이의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다양한 역사서술의 상호존중과 이해를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 조건이 충족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 어차피 당파성을 면하기 어렵다면 먼저 자신의 당파성을 선명하게 선언하고 그 상대성과 일면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아울러, 둘째, 역사서술과 토론은 일정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셋째, 진위나 당부를 불문하고 자신에게 호소력 있는 주장만 경청하려는 인간의 한계가 존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우치고 있습니다. 역사는 ‘심판’하는 것이 아니므로, 역사가 인간의 삶을 심판한다는 ‘역사권능의 신화’를 탈피할 필요가 있음을 새삼스러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2발표 ‘과학적 역사학과 국가주의 역사서술’에서 임상우 교수는 유럽의 근대역사학을 ‘실증주의 역사학’과 ‘랑케사학’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유럽에서 근대역사학은 ‘시민종교’로서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였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유럽의 근대역사학은 제국주의 침탈과 아울러 동아시아에서는 기꺼이 ‘과학의 일원’으로 수용되었음을 강조하고, 이는 세계사의 보편적 발전법칙과 아울러 국가의 정당성과 영속성을 담보하는 ‘국사’로 정착되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발표자는 한국에서 과학적 역사학의 외피를 쓴 국가주의 역사학은 시민종교로 기능하고 있는바, 시민종교의 경전을 하나의 정전으로 고정시키려는 시도(국정화?)는 국가주의에 대한 신성모독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3발표에서 정태헌 교수는 ‘한국근현대사에서 국가권력과 역사서술’이라는 발표문에서, 역사서술 방식의 전개 및 그 특징을 중심으로 한국의 근대역사학의 전개과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19세기 말에 역사교과서의 국정 및 검정제도가 도입되었으나 미처 역사서술 체제를 갖추기도 전에 조선총독부에 장악되었고, 해방 이후에도 체제를 갖춘 검정제도를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다가 유신체제기에 국정으로 고착되었음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시도는 교과서를 이념전쟁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로서,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4발표에서 김태승 교수는 ‘역사지식 정보의 유통과 국가권력’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역사정보의 유통체제와 국가권력과의 관련 양상을 사적인 맥락에서 검토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볼 때, 역사지식 정보의 도구화 내지 정파적 이용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고, 또 유일한 권위의 원천임을 강조하는 국가가 그것을 독점적으로 장악하려는 유혹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국민국가적 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역사교육을 둘러싼 기억투쟁이 역사교과서를 매개로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 그를 잘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이제 국가개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학문적 권위의 원천으로서의 ‘학계’도 함께 위기에 처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5발표에서는, ‘서구에서 국가권력과 역사서술’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최갑수 교수가 프랑스혁명사 연구를 중심으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프랑스혁명사 연구는 크게는 근대성과 관련하여, 작게는 프랑스의 국민적 정체성과 관련하여 그 연구의 경향이 달라져왔음에도 근대역사학이 제도화함에 따라 프랑스혁명사 연구 역시 특권화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1950년대 이후 수정주의 해석이 대두하면서 혁명사 연구가 정치화함으로써 ‘정치의 혁명학’이 전개되었음을 강조합니다. 요컨대 학문의 자유 혹은 학계의 자율성은 상대적인 것이고 그만큼 취약한 것일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것임을 프랑스혁명사 연구의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학문의 자유 혹은 자율성이 취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이라고 하더라도 잘 지켜질 필요가 있음을, 그리고 국가개입의 유혹을 쉽사리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다지 효율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는 점을, 모든 발표자가, 상당한 입지점의 차이와 커다란 강조점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역사학대회의 공동주제 발표가 원래 의도대로 한국사회의 갈등을 완화하고 새로운 전망을 개척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개최와 관련한 소개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부디 본 대회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아울러 대회의 취지를 널리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귀 단체의 안녕과 번영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제57회 전국역사학대회 협의회 의장 겸 역사학회 회장
윤병남 올림 |